오일메이저 BP, '나름 깜짝실적'에도 주가 하락 이유는

입력 2020-10-28 17:09   수정 2020-11-27 00:31


'세계 7대 오일메이저' 중 하나이자 영국 최대 기업인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이 올 3분기 순이익 8600만달러를 기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저유가 장기화 와중에 나온 결과라 예상외 '선방'이라는 평가다.

2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BP는 이날 실적발표에서 올 3분기(7~9월) 순이익이 8600만달러라고 발표했다.

BP의 이번 실적은 '에너지 공룡'치고는 간신히 손실을 면한 수준이다. 전년 동기 순이익(23억달러)에 비하면 실적이 96% 줄었다.

그러나 주요 외신 등은 BP가 흑자를 냈다는 사실 자체가 의외라는 반응이다. 적자가 1억2000만달러에 달할 것으로 봤던 애널리스트 전망치보다 훨씬 나은 실적이라서다. 직전 분기 대비로도 실적이 크게 반등했다. BP는 지난 2분기에 사상 최대 규모인 67억달러 적자를 냈다.

로이터통신은 "BP가 3분기 '깜짝 실적'을 냈다"며 "기록적인 저유가가 이어지는 와중에 나온 호재"라고 보도했다.

BP는 "이전분기보다 유가가 오르고, 천연가스 거래가 호조를 타면서 실적이 흑자로 전환했다"고 설명했다. BP 정제마진은 배럴당 6.20달러로 이전분기 대비 소폭 올랐다. 전년대비로는 절반 이하다.

BP는 올 3분기 석유 트레이드를 통한 수익은 이전 분기에 비해 상당폭 하락했다고 밝혔다. 지난 2분기엔 심한 유가 변동세를 이용해 가격이 폭락했을 때 원유를 사들이고 올랐을 때 파는 식으로 이른바 '콘탱고 플레이'를 할 수 있었지만, 올 3분기엔 그렇지 못해서다.

머레이 아우친클로스 BP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석유 트레이딩 부문은 지난 2분기에 예외적으로 좋은 실적을 낸 것"이라며 "다시 그만큼 결과를 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날 BP는 앞서 발표한 재생에너지 등 친환경에너지 부문 강화 계획에 변화가 없다고 공언했다. BP는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생산량을 기존 대비 20배 늘리고, 반대로 석유 생산량은 40% 줄일 계획이다. 이를 위해 저탄소 에너지 투자에 더 많은 자금을 투입할 계획이다. 아우친클로스 CFO는 "코로나19 위기에도 BP의 전환 계획이 미뤄지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BP는 이날 이르면 내년 4분기에 자사주 매입을 재개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아우친클로스 CFO는 "유가가 배럴당 45~50달러 수준을 유지할 경우 내년 4분기나 2022년 초에 자사주 매입을 재개할 수 있다"고 했다.

BP는 기존 404억달러 수준인 순부채가 350억불로 감소하면 자사주 매입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BP는 비용절감을 위해 향후 여러 분기에 걸쳐 전세계 직원의 약 15%인 1만명을 해고할 계획이다. 일부 자산 매각에도 나선다.

BP는 향후 실적 전망에 대해선 불확실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아우친클로스 CFO는 "중국을 필두로 아시아 연료 수요가 회복세지만, 올해까지 전세계 연료 수요는 약세가 이어질 전망"이라며 "유가 회복은 코로나19 추가 확산세에 따라 향배가 갈릴 것이기 때문에 현재로선 수급 불균형이 언제 해소될지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4분기 환경이 3분기때보다 훨씬 나쁠 것이라고 보이진 않는다"고 덧붙였다.

반면 BP 주가는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실적발표일 영국 런던 증시에서 BP 주가는 전 거래일대비 2.1% 내려 1994년 이후 최저치를 냈다. 28일 장중엔 전일대비 약 1.9% 내린 주당 191.9펜스에 거래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투자자들은 BP가 유가 약세 와중에 재생에너지 사업으로 성공적으로 전환할 수 있을지 우려하고 있다"며 "이때문에 주가가 내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번주 중엔 로열더치셸과 엑슨모빌 등 주요 에너지기업들도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다. 앞서 로열더치셸은 3분기 실적이 '평균 이하'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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